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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드로 얘기하는 글

Category
diary
Date
2023.07.05
By
Baam

몇 달 간의 슈내 버닝이 끝남과 동시에 페드로 회전문이 거하게 열렸다.
이렇게 꽂혀있는 대상만 바뀔 뿐 불탔다 식었다를 수십 번 반복하며 살다 보면, 좋아했던 것들 대부분 길거나 짧은 기간의 차이만 있지 그렇게 좋아 죽겠던 것도 아무 감정이 없어지는 때가 어김없이 찾아와서 허무해지곤 한다. 한 장르만 한결같이 10년씩 파는 사람들이 부럽기도 하고 대단하기도 하다.

 

 

1. 페드로 덕질의 역사는 왕겜 시즌 4까지 거슬러 올라가서 오베린이 퇴장하기 전까지 최애캐였다.
그리고 킹스맨 골든서클 개봉했을 때 어디서 봤더라 어디서 봤더라 하다가 아 왕겜 걔! 했고, 만달로리안 시즌 1 보면서 본체가 누군지 봤다가 또 왕겜 걔!! 했고, 마침내 만달로리안 시즌 2 나왔을 때 나르코스도 보고 미친 듯이 좋아했다.
그 후엔 내 패턴이 항상 그랬듯이 은은하게 좋아하는 배우로 남아서 작품 나오면 챙겨보는 정도였다. 보통 내가 입덕할 타이밍이면 커리어가 피크 찍은 때라 마침 원더우먼까지 개봉해서 인기가 정점일 줄 알았더니 요즘 라오어 때문에 예전보다도 훨씬 더 슈스가 됐다. 1년 전만 해도 인스타 팔로워가 2백만 대였다는데 지금은 8백만... 알모도르바르 단편도 찍었고 올해 코엔 영화도 개봉하고 완전 흥하는 중

2. 이번에 왕겜 페드로 나온 부분만 다시 보려고 켰다가 시즌 4까지 왕겜이 전성기였긴 한지 티리온 파트가 너무 재밌어서 초집중하면서 봤다.
그리고 '그' 장면 다시 보면서 이거 도대체 어떻게 찍은 건지 신기해 했는뎈ㅋㅋ 알고 보니 얼마 전에 인터뷰에서 그 장면에 관한 얘기를 했고 가짜 피는 상대역 배우 팔쪽으로 호스를 연결한 거였다. 상대 배우 손길이 너무 젠틀함 + 더운 날씨에 가짜 피와 살점이 시원함 + 4일간의 촬영 끝에 카타르시스가 있었음 + 완전 가만히 있다보니 긴장 풀려서 꿀잠잤다고 하는데 개웃김ㅁㅊ 저 말 하면서 평상시 잘 자는 타입이 아닌데 가짜 살점이랑 피 뒤집어쓰고 드러눕는 게 필요하겠다고 함

3. 나르코스도 페드로 나오는 장면만 넘기면서 다시 봤는데 스타일링이 역시 최고다. 의상도 예쁘고 쨍한 원색이 너무 잘 받음
그동안 나르코스에서 입은 청바지를 의상팀이 고른 줄로만 알고 노벨평화상 감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인터뷰 보니까 그 타이트한 핏을 페드로가 제안한 거라고 하더라고?? 루즈핏이 너무 안 어울려서 시대 고증 쌩까고 입었다곸ㅋㅋ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거 보니까 생각나는 게 처음에 입덕했을 때 왜 항상 콧수염을 고수할까 싶었는데 콧수염이 진짜 찰떡인 것이었다. 없으면 이제 어색함. 자주 쓰는 알 큰 뿔테안경도 너무 잘 어울리고 자기한테 무슨 스타일이 어울리는지 잘 아는 것 같다.
그리고 저 인터뷰는 모든 부분이 포인트인 레전드다 "daddy is a state of mind. i'm your daddy." 명언

4. 인터뷰에서 또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게 됐는데 미친능력 촬영 때 니콜라스 케이지 얼굴 모양 쿠션 나오는 이 장면에서

쿠션 원상복구하는 게 애드립이었다고 한다. 영화 볼 땐 걍 피식했는데 알고 나서 보니까 귀엽네

5. 그리고 어김없이 필모의 지뢰를 자발적으로 밟는 시간이 왔다. 사람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내 정신건강을 위해 묻어뒀던 작품들을 꺼내고 말았음
더 버블은 평이 너무 처참하길래 안 봤다가 이번에 봤는데 이 영화 adhd 있는 거 같다. 그래도 페드로가 너무 귀엽게 나와서 어떻게든 참고 봐지긴 했다. 그리고 그레이트월... 영화는 아무리 똥망작이라도 웬만하면 중도 포기 안 하고 끝까지 보는데 와 이건 초반에 도저히 못 버티고 껐다.


+ 미드 얘기: 플리백 에피소드 3개 보고 하차함. 아니 이거 평이 하나같이 명작이라길래 앤드류 스콧 나올 때까지 참고 보려고 했더니 너무 내 취향 아니라 안되겠다. 진짜 정색하면서 봄
1883도 에피소드 5개나 보고 서부시대 뽕은 차지만 뭔가 계속 궁금하게 만드는 재미가 있지는 않아서 하차했다. 레데리 - 갱단 + 현실성 = 1883
요즘은 사일로 보고 있다. 애플티비가 sf 맛집임👍 이거 보고 멋징 시즌 2 보러 가야지

++ 무려 2년 만에 리1뉴1얼 작업 중이다. 텀블러 하면서 끔찍한 ui가 사람에게 얼마나 큰 고통을 주는지 뼈저리게 느끼고 그만큼 심각한 내 블로그도 하루빨리 갈아치워야겠다고 마음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