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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에 본 영화, 그 외

Category
diary
Date
2021.05.08
By
Baam

디어 헌터는 작품성을 제외하고도 저 시절의 조각 같은 크리스토퍼 워큰을 박제했다는 엄청난 의의가 있다. 수척해 보이려고 제대로 못 먹어서 그런지 예민해서 부서질 것 같다. 트리비아 보는데 배우들이 어찌나 혹사당했는지 극한 직업이 따로 없네

 

오스카 직전에 부랴부랴 본 사운드 오브 메탈, 프라미싱 영 우먼, 노매드랜드, 더 파더

사운드 오브 메탈 꼭 극장 개봉해 줬으면 좋겠다. 방구석에서 보면서 컴퓨터 본체 돌아가는 소리가 야속했다

 

코엔 형제 영화 중에서 안 봤던 거 다 털었다. 레이디킬러, 참을 수 없는 사랑 두 편은 아직 안 봤지만

제일 좋아하는 작품 - 노나없, 위대한 레보스키,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

그다음으로 좋아하는 작품 - 카우보이의 노래, 인사이드 르윈, 바톤 핑크, 시리어스 맨

취향이 별난지 파고가 그렇게 좋은지 모르겠다. 드라마도 보다 말았고

 

위대한 레보스키

권력자에게 희생당하는 건 죄 없는 소시민이지만, 그런 소시민인 듀드와 월터 사이에 낀 도니가 구박받듯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굴레는 먹이사슬처럼 반복된다.

개그 코드 안 맞으면 노잼일 것 같은데 잘 맞아서 웃다가 눈물 뽑았다. 코엔 형제 이렇게 또라인 줄 몰랐음ㅠ 듀드 말투 너무 웃긴데 undude, dudeness 같은 건 번역하면 그 맛이 안 사네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

이발사 가운을 걸치지 않은 에드를 알아보지 못하고 본인도 사업가 행세를 할 때 가발을 쓰는 크레이튼, 서류 조각으로 범인을 판단하는 판사들, 변호사의 언변에 속아 넘어가는 배심원들을 통해 피상적인 것만으로 판단을 내리고 본질에 다가가지 못하는 인간의 한계를 보여준다. 관객조차도 교통사고 직전에 일어난 사건으로 짐작해 사고로 누가 죽었다고 단정 짓고 만다.

잘라도 끊임없이 자라나는 머리카락처럼 문제 하나가 해결될만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겨서 에드는 고통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다. 인생이 그런 게 아니겠어... 코엔 영화는 항상 비슷비슷한 말을 하지만 한결같아서 좋다

 

 

원탐할을 드디어 보고 데스프루프도 봤다. 타란티노 영화는 킬빌 빼고 다 좋아하는데(일뽕 알러지 있음) 데스프루프는 진짜 최악이라 엔딩조차 김빠진 사이다 마시는 것 같았다. 슬래셔의 장르적 특징이겠지만 연약한 피해자가 잔혹하게 당하는 모습을 즐기라는 듯이 보여줘서 불쾌감이 컸다. 예술이라는 명목이 대체 뭐길래

 

 

2. 샘 록웰 필모 마저 본 것

갤럭시 퀘스트, 프로스트 닉슨, 바이스처럼 잘 알려진 작품 말고 마이너한 축에 드는 것만 써봄

 

초크

정신줄 붙잡고 보기 힘들다

 

스노우 엔젤

의외로 필모의 진짜 광기를 담당하고 있다. 상상도 못 한 비극적인 이야기였다. 사람들이 많이 안 봤지만 좋은 영화라고 인터뷰에서 자주 언급하는 작품

 

우먼 워크 어헤드

실화 기반 작품을 보고 나면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찾아보곤 하는데 이건 각색이 좀 됐다. 주인공이 원주민 보호구역을 방문한 목적도 초상화 때문이 아니라 불분명했고... 로맨스 기류 부분이 좀 웃겼다. 실제로는 웅크린 황소한테 아내가 두 명 있었고, 주인공이 청혼을 거절했다.

실화 기반 작품이 그 사건이나 역사를 알리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긴 해도 극적인 각색 없이 사실을 전달했으면 한다

 

베스트 오브 에너미

샘 록웰은 ‘백인 쓰레기였다가 의외의 모습을 보여주는’ 그런 입체적인 캐릭터를 찰떡같이 잘 연기한다

 

리차드 쥬얼

무고한 사람의 인생을 지옥으로 내모는 언론과 FBI가 절대악으로 묘사돼서 시원하긴 하지만 편의상 캐릭터 둘에 그 추악함이 집약되면서 집단보다 개인의 잘못으로 흐려지는 감이 있다

 

조슈아

‘케빈에 대하여’처럼 준비되지 않은 부모에게서 태어난 아이에 대한 이야기. 조슈아가 내추럴 본 싸이코패스라며 소름 끼친다는 평이 많던데 난 오히려 애가 그렇게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났겠나 싶었다. 조슈아의 엄마가 정신병 가족력에 산후 우울증까지 겹치면서 아이를 방치하고, 둘째를 낳아 똑같은 짓을 반복하는 게 환장 그 자체였다. 공포감만 노린 요상한 연출과 개연성 때문에 결국 케빈에 대하여가 얼마나 잘 만든 영화인지만을 깨달았지만 말이다

인터넷에서 본 글 중에 공감 장애가 있는 아이가 부모 잘 때 머리맡에서 칼 들고 있었다는 썰이 생각났다. 적어도 그 부모는 아이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정상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게 교육하려는 사람이었지 아니었으면... 이 영화가 현실이 될 수도 있었을 것 같다

 

싱글샷

총알 한 방에 인생이 꼬이기는 무슨 하지 말라는 건 하지 말자

 

카우보이 & 에이리언

존 파브로는 만달로리안으로 까방권을 얻었기 때문에 다른 말은 생략한다. 찍으라고 협박이라도 당한 걸까

 

돈 버딘

샘 록웰 골수팬만 보라길래 어느 정도인가 궁금했다. 성경 유물을 발굴하는 고고학자가 자초한 사기극이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커지는 이야기. 여기까지만 보면 저세상 비급 감성 코미디라 솔직히 이걸 보면서 웃었다는 것에 약간 자존심이 상했음. 기독교가 아주 멍청하게 묘사돼서 기독교인이라면 이 영화를 안 보는 편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감독, 각본가 부부가 독실한 신자네? 알아서 하겠지 뭐... 의도는 풍자였겠지만 멍청한 사람을 비꼬는 데 초점이 가서 종교 자체에 대한 풍자가 제대로 됐다고 보긴 어렵다

그리고 이런 비주얼의 샘 록웰이 장모종 햄스터 같아서 귀엽다고 생각한 시점에서 망했다

 

하이스트

노잼유죄

 

포시 버든

생각보다 재밌어서 앉은 자리에서 8편을 다 봤다. 두 예술가의 파트너로서 뗄 수 없는 복잡하고 기묘한 관계성이 중심이 되는데, 결혼 생활이 파탄 난 예술가 부부가 서로를 자신보다 더 잘 안다는 점에서 ‘결혼 이야기’가 떠오르기도 한다

플래시백이 평생 볼 걸 다 보네 싶을 정도로 많고 한 에피소드 안에서도 쉴 새 없이 시간대를 오가는 구조이다 보니 취향에 안 맞으면 보다가 피로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과거와 현재가 혼재하거나 ‘올 댓 재즈’처럼 환상 속 뮤지컬과 현실을 넘나드는 연출은 너무 좋았다.

보면서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밥 포시의 사생활이 정말로 지저분하다는 거다. 죽어가는 아내를 버려가며 그웬 버든과 만나질 않나, 버든과 재혼한 후에도 바람을 피우고, 별거 후에 애인을 두고도 바람을 피워서 이게 실화인가 싶었다. 전여친을 본인의 자전적 영화에 여친 역으로 캐스팅하는 것도 보통 미친놈이 아님... 그런데도 막바지 즈음엔 희한하게 연민이 생긴다. 부부가 자식이라는 고리로 이어지듯이 예술가들은 작품이라는 자식으로 연결된다고 생각하면 이 관계성이 이해될 것도 같다

두 사람의 딸인 니콜이 제작에 참여해서 포시가 니콜을 피클이라는 애칭으로 불렀다는 사소한 것부터 버든의 첫번째 결혼에 관한 사실까지 상당 부분의 이야기를 채울 때 도움을 줬다. 등장하는 거의 모든 여자가 포시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는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이게 헐리웃의 쿨함인가 싶다...

미셀 윌리엄스와 샘 록웰의 연기 합이 정말 좋아서 그것만으로도 볼만하고 아무튼 괜찮은 작품이라 왓챠에서 들여왔으면 좋겠다

 

박스 오브 문라이트

샘 록웰의 첫 주연작인 저예산 인디 코미디. 기계처럼 살던 엔지니어가 자유로운 영혼의 청년과 지내게 되면서 일상에서 벗어나 해방감을 찾는 이야기다. 20년도 지난 영화라는 걸 감안해야 할 불편한 장면이 두 군데 있고, 그중 하나가 엔딩 즈음에 걸쳐 있어서 그럭저럭 볼만한 작품이라는 감상을 망치기도 한다. 아내를 두고 한눈파는 짓을 가벼운 일탈처럼 여기면서 주인공의 성장을 위한 도구로 활용한 점은 너무 아쉽다. 그럼에도 풋풋한 샘 록웰이 연기하는 귀여운 미친놈의 순수함에 동화되는 순간이 있고 숲속 히피 캠프의 풍경은 마음에 들어서 나쁘지 않았다

 

블루 이구아나

하이스트물에 약간의 액션과 약간의 코미디와 약간의 로맨스와 약간의 고어함을 첨가했으나 무엇도 제대로 된 것 없이 재난과도 같은 B급 영화. 그냥 병맛 로코로 보면 귀여운 구석은 있다. 액션 중인 샘 록웰 궁디 잡는 쇼트... 대체 뭐임...?ㅋㅋ ㅋㅋㅋㅋ 이거 본 사람이 왓챠에 7명이나 더 있다는 게 놀랍다

 

론 독스

우정물을 빙자한 발암물. 주연 캐릭터 둘이 엔딩 직전 급발진한다

 

 

3. 유튜브 알고리즘이 세상의 모든 샘 록웰 인터뷰를 보여줄 기세로 추천 영상을 띄운다

 

 

그중에서 귀여웠던 인터뷰... 리암 제임스가 샘 출연작 너무 좋다고 하니까 지갑에서 주섬주섬 돈 꺼내는 게 킬포

동료 배우가 칭찬했다고 하니까 그거 내가 돈 주고 시켰어!ㅋㅋㅋ 영상 20분쯤엔 리암이 또 띄워준다고 지갑에 있는 거 다 가지라고 함.. 삼촌의 바이브

 

DP/30에서 한 다른 인터뷰도 재밌다. 자기 작품은 물론 친구들 작품의 흥행 성적이나 리뷰를 찾아보지 않는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누가 한두 줄 보라고 들이밀지 않는 이상 안 보지만, 영화를 보고 대체 뭘 본 건지 혼란스럽다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찾아볼지도 모르겠다고 함ㅋㅋ 안 좋은 생각은 머릿속에 있는 걸로 됐지 나쁜 걸 보고 싶지는 않다며... 연기에 평가나 조언을 바라면 연기 코치 같은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간다. 자긴 리뷰도 안 읽었는데 누가 그걸 보고 진짜 안 됐다고 말한 적이 있다면서ㅋㅋㅋㅋㅋ 말하지 말라고ㅋㅋㅋ

 

유명세에 관해 했던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길거리도 못 돌아다닐 정도의 유명세를 원하지 않고 딱 이 정도로 알려질 수 있어서 정말 운이 좋다며 평생 그러길 바란다고 했다. 얘기 한 시점에서 10년은 지나서 지금은 또 모르지만. 사람들이 자기를 몰라봐도 익명성을 가질 수 있어서 좋다면서 재밌는 일화도 풀었다. 사람 많은 극장에 갔다가 줄 서 있던 커플이 저 사람 누구지? 말하는 걸 들었다고 한다. 그때 웬 키 큰 미남이 지나갔다. 티켓 뽑을 때 돼서 커플이 샘을 알아보고 당신 찰리스 엔젤에 그 사람 아니냐고 말을 걸었다. 그리고 샘도 아까 지나간 남자가 다데루 였단 걸 깨닫고ㅋㅋ 저 사람이 누군지 아냐고 물었더니 “당신 찰리스 엔젤에 그 사람 맞네!!” 맞아 나도 내가 찰리스 엔젤에 나온 거 알아! 저 사람 누군지 아냐고! 다니엘 뻐킹 데이루이스잖아!

세븐사이코패스 배우들이랑 진행한 인터뷰에서 크리스토퍼 워큰이 풀었던 썰도 너무 웃기다. 사람들이 자길 보고 어... 어... 당신 그...? 하는 반응을 보이고 어디선가 만났던 걸로 생각한다던... 언제는 거칠게 생긴 남자들을 마주쳤는데 그중에 한 사람이 자길 감옥에서 ㅋㅋㅋㅋㅋㅋㅋ 만난 줄 알더라고 태연하게 얘기함. 옆에서 우디 해럴슨이랑 샘이 네 확실히 그런 깜빵의 바이브가 있죸ㅋㅋ 놀리는데 너무 웃김ㅠ

 

 

4. 데스루프 발매 연기돼서 나라 잃은 기분이다. 그래 차라리 연기하는 게 낫긴 해... 뭔 놈의 게임들이 죄다 예구는 예구대로 받고 연기하고 있네

 

 

5. 플라잇 퍼실리티 down to earth를 한동안 다시 열심히 들었다. 발매 땐 sunshine이 최애곡이었는데 오랜만에 들으니 stand still이랑 타이틀곡이 너무 좋다

스포티파이 알고리즘이 맛이 가서 모르고리즘이 됐는지 디스커버 위클리를 매주 들어도 한두 곡 건지는 중

 

 

6. 배포용 스킨을 구상 중이다. 이번 달 안에는 완성하려나

 

티스토리 제발 치환자 추가도 좀 하고 에디터 업뎃도 하고 일 좀 해라 차라리 날 채용해

4월 1일
7월에 본 영화, 그 외